석타스님과 함깨하는 미주불교 콘서트

정혜사 0 4,969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LA 정혜사 석타스님, 부산 홍법사 심산스님 ‘공감’
 11월3일 부산 홍법사 대광명전에서 열린 '스님과 함께하는 미주불교 톡톡 콘서트'에서 심산스님(왼쪽)과 석타스님(오른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미국 LA 정혜사 주지 석타스님이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과 미주불교 현황과 청소년 포교 등을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스님과 함께하는 미주불교 톡톡 콘서트’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11월3일 오후 8시 홍법사 대광명전에서 열린 석타스님과 심산스님의 대화는 미래불교의 희망을 위해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홍법사 개산 11주년과 11월 다라니 3일 기도 회향을 기념해 열린 ‘톡톡 콘서트’는 500여 명의 불자들이 참석해 스님들의 대화를 진지하게 청취했다.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은 “지난 15년간 미주불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석타스님을 모셔, 미주 포교의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준비했다”면서 “한국과 미국이라는 지역적 다름은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포교 현장이라는 공통점에서 서로 배울 수 있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톡톡 콘서트’를 연 까닭을 밝혔다. 석타스님과 심산스님은 공군 군법사로 함께 복무한 인연도 있다.
다음은 ‘스님과 함께하는 미주불교 톡톡 콘서트’에서 LA 정혜사 주지 석타스님과 홍법사 심산스님의 대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대화 말미에 석타스님과 함께 한국을 찾은 방글라데시 스님(미국 캘리포니아)의 발언도 넣었다. 이날 콘서트는 오후8시부터 9시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고, 참석한 불자들은 10여 차례 박수로 공감을 표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심산스님과 석타스님의 대화에는 재가불자 500여명이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했다.
석타스님 = 미국의 한국교포 1.5세와 2세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법회를 하고, 부처님의 종지(宗旨)를 알릴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한국어에 서툰 1.5세와 2세들에게는 ‘영어법회’를 하고, 한글을 숙지한 초중등생에게는 ‘한국어법회’를 한다.
심산스님 = 미국에서 포교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전에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교포 1.5세와 2세 아이들이 미국식으로 인사를 해, 문화가 다르다 보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정혜사는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포교를 하는가?
석타스님 = 미국에 한국사찰이 100여개 정도 있는데, 정혜사는 서부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정혜사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LA, 시애틀, 샌디에이고, 덴버, 애리조나, 텍사스에 있는 한국사찰 가운데 신도 구성 비율로 볼 때 정혜사는 젊은 신도들이 제일 많다. 미국의 한국불교는 50년의 역사를 지녔는데, 신도들 대부분이 고령화 됐다. 1세들의 깊은 신심을 2세와 3세에게 전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입적했을 때 스님 대신 목사나 신부들이 장례에 참석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심산스님 =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 현실이다. 10년 전 여름불교학교에는 200~300명이 왔는데, 지금은 어린이 법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30~40명도 안 되는 절이 적지 않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정혜사와 홍법사가 교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미국불교의 현실과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가?
 12년만에 한국을 방문해 미국불교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불교의 방향을 제안한 석타스님.
석타스님 = 미국불교는 너무나 다양해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게 형성돼 있다. 전 세계의 모든 불교가 미국에 다 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민 오지 않은 나라가 없으며, 특히 아시아 스님들이 미국에 와서 포교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포교하는 것은 역시 대만불교이다. 대만 불광산사가 대단히 잘하고 있는데, 홍법사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
두 번째는 베트남불교로 열심히 활동한다. 패망 후에 많은 베트남인들이 미국과 프랑스로 이주했다. 그때 스님들도 많이 건너와 불교를 전했다. 미국의 50개 주에는 베트남사찰은 3000개 정도 있다.
이런 일화가 있다. 1974년 베트남이 공산화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려고 아우성을 해서, 가방을 하나씩만 들고 오게 했다. 미국과 프랑스에 도착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한 개씩만 갖고 온 가방 안에 불상(佛像)이 한분씩 들어 있었다. 망망대해에서 머나먼 이국 땅을 향해 가면서 열심히 기도하면 부처님이 구해줄 것이라는 열정이 있었고, 그 같은 신심이 미국 전역에 많은 사찰을 만들었으며, 지금도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사찰의 규모는 작지만 스님과 신도들이 가장 열정적이다.
지적 수준이 높게 포교하는 것은 티베트불교이다. 지식인 그룹들이 달라이라마 존자의 영향을 받아 활동을 많이 하면서 불교를 전파하고 있다.
일본 불교는 굉장히 역사가 깊다. 미국 불교의 효시를 놓고 일본과 중국이 다툰다. 일본과 중국이 서로 경쟁 하지만 실제적인 활동이나 그동안 쌓아온 업적은 일본불교를 무시할 수 없다. 미국 곳곳에 사원을 만들고, 실제로 포교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특징은 일본 일련종 창가학회가 백인들을 중심으로 밀접하게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불교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 최근 들어 성공한 중국교포 실업가를 중심으로 시주하면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불교는 역사가 50년이 됐는데, 아직까지 조직이 미미하고 사세가 미약한 상황이다. 2002년 신도들의 권유로 정혜사를 맡았는데, 당시 정혜사는 대지 700평에, 방 4개, 3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 100명 정도 들어가는 작은 법당이 있었다. 그때부터 역점을 둔 것이 청소년 포교이다. 학생 포교를 열심히 하다보면 엄마들도 당연히 절에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와 성당은 조직적으로 선교하는데 비해 불교는 낙후됐다. 그래서 청소년에 역점을 두고 포교를 했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법당이 비좁게 됐다.
정혜사 이전 확장 불사를 위해 3~4년간 기도를 했는데, 미국교회가 매물로 나왔다. 1300평 규모로 한인교회와 경쟁을 했고, 지금은 이전 불사 중이다. 2007년, 2008년, 2009년, 세 차례 심장수술을 했는데 그때마다 구마라발타(구마라습) 스님이 했던 기도를 올렸다.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은 의사에게 4번째 수술을 받기 위해 찾아가니 한국인 이었다. 어려서 남미로 이민을 가서 의학을 공부한 미국에서 제일가는 전문의였다. 그 의사에게 40분간 수술을 받고 고쳤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기도를 하면 원력은 성취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렇게 이전불사를 추진하고 건강을 되찾아 12년 만에 고국을 방문했다. 앞으로도 신심과 기도로 정혜사 불사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심산스님 = 정혜사는 한국불교의 미국 진출을 상징하는 도량이다. 미국에서 법회나 기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석타스님 = 미국은 음력으로 법회를 거의 할 수 없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에 법회를 본다. 불공을 저녁에 지내기도 한다. 불자들이 퇴근하고 절에 와야 하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스님 = 여러분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참석해 기쁘다. 석타스님과의 인연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됐다. 방글라데시의 불교는 이슬람 등 타종교에 비해 힘든 상황이다.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반야(般若)와 자비(慈悲)이다. 나라는 다르지만 부처님 법은 하나이다. 모두 행복한 삶을 살고 고통에서 벗어나 부처님 품안에서 성취하길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염불을 하겠다.
심산스님 = 앞으로 정혜사와 홍법사의 현실적인 교류 방안은 무엇이 있나?
석타스님 = 홍법사와 청소년 교류 협정을 조인하고 (홍법사 청소년불자들이) 두 차례 정혜사를 방문했다.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 여기 와서 보니 정혜사 장소가 협소해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홍법사에서 오면 왕자처럼 대하겠다. 정혜사 청소년 불자들도 한국의 홍법사를 방문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심산스님 = 정혜사 청소년들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홍법사에 와서 해외봉사 활동을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들이 홍법사에 머물며 영어교육 등의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2016년 1월에 청소년들을 데리고 정혜사에 가려고 한다. 미리 모집을 해서 준비 프로그램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1년 동안 미국 방문 준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현지를 방문했을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석타스님 = 부처님께서는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법우들의 삶을 교화했다. 승가는 스님과 신도들의 공동체이다. 스님은 앞에서 이끌고, 법우는 뒤에서 미는 공동체가 활성화 돼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타종교가 웅비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불교는 2000년에 가까운 전통을 갖고 있으며, 저력이 있기에 빛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지난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미국에서 특별법회를 갖고 한국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민족의 시조인 단군도 일연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기록됐기 때문에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글도 속리산 복천암의 신미대사의 공이 크다. 한국문화의 자긍심은 불교와 스님을 빼고는 느낄 수 없다. 홍법사가 한국 불교문화를 선도하는 기수가 되고, 한국에서 가장 모범되는 도량이 되고, 가장 따뜻한 도량이 되고, 가장 기도와 정진을 잘하는 도량이 되길 기원한다.
심산스님 = 1시간 30분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간절한 기도만이 우리가 헤쳐 나갈 길이다. 기도가 간절하기 위해선 이유를 찾고, 소신을 찾아야 하는데, 석타스님의 삶을 보면서 기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기도하는 것 이상의 가피가 여러분 가슴 속에 남아있으리라 본다, 미국에서의 모든 일이 원만 회향되길 기원한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s

반응형 구글광고 등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Junghyesa All rights reserved.  2885 W. Ball Rd. Anaheim CA 92804  Tel: 714-995-3650  E-mail: junghyesa@yahoo.com
  • 모바일버전